2006년까지만 해도 한국 보드게임 산업은 비교적 간단한 관습을 따르고 있었다. 당시엔 국내에 외국어판으로 먼저 들어와 충분히 검증된 게임만 한국어판을 출시하는 것이 당연시되었고, 주로 보드게임 카페가 유행하던 2003년 즈음에 흥행한 게임들이 그 대상이 되었다. 그렇게 한국어판으로 출시된 게임 중에는 <할리갈리>처럼 한국어판으로 더 큰 성공을 거둔 게임이 있는가 하면 <코요테>처럼 명성에 비해 별로 빛을 못 본 게임들도 있었다.
그런데 2006년, 그런 관습을 깨고 생소한 실시간 퍼즐게임 하나가 한국어판으로 시장에 등장했다. 보드게임 카페가 유행하던 시기에 대중에게 소개된 적도 없고,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담보할만한 특별한 근거도 없는 게임이었다. 더구나 이름도 <우봉고>라는 스와힐리어였다.
관례를 깨고 등장한 <우봉고>는 곧 다크호스의 본색을 드러냈다. 초판이 발매되고 얼마 걸리지 않아 매진을 기록했고, 12년이 지난 지금까지 꾸준히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실시간 퍼즐 게임'이라고 하면 선뜻 <우봉고>를 먼저 떠올릴 정도로 이제는 독보적인 지위를 지키고 있다.